이런 책을 읽었다

중종의 시대

'이런 책을 읽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견에 도전하는 한국 현대사  (0) 2015.09.02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0) 2015.08.31
직장학교  (0) 2015.08.20
세상에서 가장 쉬운 통계학입문  (0) 2015.08.14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0) 2015.08.11
,
이런 책을 읽었다

직장학교

'이런 책을 읽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0) 2015.08.31
중종의 시대  (0) 2015.08.26
세상에서 가장 쉬운 통계학입문  (0) 2015.08.14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0) 2015.08.11
파운데이션  (0) 2015.08.08
,
이런 책을 읽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통계학입문

'이런 책을 읽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종의 시대  (0) 2015.08.26
직장학교  (0) 2015.08.20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0) 2015.08.11
파운데이션  (0) 2015.08.08
나는 회사를 해고한다.  (0) 2015.08.05
,
이런 책을 읽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
이런 책을 읽었다

파운데이션

,
이런 책을 읽었다

나는 회사를 해고한다.

,
이런 책을 읽었다

부자 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나라는 왜 여전히 가난한가


'이런 책을 읽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운데이션  (0) 2015.08.08
나는 회사를 해고한다.  (0) 2015.08.05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0) 2015.08.01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0) 2015.07.14
미국이 만든 세계  (0) 2015.05.10
,
이런 책을 읽었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 결국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가게 된다.


,
이런 책을 읽었다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이란 책을 읽다가 최근 인터뷰한 기사가 있어 읽어봄.

신화로 불리는 89년 응씨배 결승전을 마치고 바둑황제 자리에 오른지 일년도 지나지 않아 제자인 이창호에게 패배.
정상에서 바닥을 오간뒤 그가 말하는 초연함과 깨달음이 책을 읽은 후에도 한동안 묵직하게 머릿속을 맴돈다. 
책 읽는 동안은 미생을 다시 보는것 같은 느낌도 들고

“사실 내가 이기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지는 거다. 프로 기사들의 경우 실력은 비슷하다. 누가 자신의 100%를 다하느냐에서 승패가 갈린다. 인간이 100%를 다하는 것만큼 무서운 게 없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상대가 무너지게 돼 있다" " 

"왜"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순간이야말로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때다. 이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집중하여 생각해야 한다.



"졌던 대국이 더 기억에 남아… 쓰라린 복기로 이기는 법 배웠다"
"최정상의 시절, 15세 제자에 반집차로 졌다
한번 미끄러지자 순식간에 無冠의 신세로… 그런데 신기하게도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15세 바둑 신동(神童) 스승 조훈현(曺薰鉉) 꺾었다."

1990년 2월 3일, 전국 조간신문에 일제히 이런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그 시절 '바둑 황제' 조훈현(당시 37세)의 이름이 신문에 등장하는 건 일상다반사였지만, 이날 뉴스의 주인공은 그가 아니었다. 스포트라이트는 제자 이창호에게 쏟아졌다. 전날 열린 제29기 최고위전에서 조훈현은 이창호에게 반집 차이로 졌다. 두 사람은 침묵 속에서 같은 차를 타고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당시 이창호는 조훈현의 내제자(內弟子·스승과 함께 살며 배우는 제자)로 7년째 한집에 살고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지만 조훈현의 마음은 복잡했다. 제자에게 졌다는 고통과 제자를 잘 키웠다는 기쁨이 동시에 밀려왔다.

조훈현이 '바둑 올림픽'이라 불리는 잉창치배(應昌期杯)에서 중국의 녜웨이핑을 꺾고 '바둑 세계 챔피언'에 등극, 김포공항에서 종로까지 카퍼레이드를 하며 개선 행진을 벌인 것이 겨우 5개월 전인 1989년 9월이었다. 최정상에 오른 직후 맛본 패배라 그가 느낀 낙차(落差)는 더욱 컸다.

한 번 미끄러지자 추락하는 건 순간이었다. 그 후 스승 조훈현은 제자 이창호에게 판판이 졌다. 1990년 9월 국수전에선 3대0으로 졌고, 1991년엔 대왕전, 왕위전, 명인전 등 타이틀 세 개를 이창호에게 빼앗겼다. 1991년 말이 되자 이창호는 7관왕으로 올라섰고, 조훈현은 4관왕으로 내려앉았다. 1995년 2월 그는 이창호에게 마지막 남은 대왕 타이틀마저 빼앗겼다. 1974년 최고위전에서 우승한 지 20년 만에 그는 아무런 타이틀도 없는 무관(無冠)의 신세로 전락했다.

"그런데 신기했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오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평화로웠다. 모든 걸 잃어버렸는데도 기이하게 홀가분했다. 며칠간 실컷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가진 게 없으니 더 이상 내려갈 일이 없잖아. 이제 올라갈 일만 남은 거야' 긍정적인 생각이 마음속에서 마구 솟아올랐다."


조훈현은 지금까지 2700판이 넘는 대국을 치렀고, 그 중 1900판 정도를 이겼다. 그는 “사실 내가 이기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지는 거다. 프로 기사들의 경우 실력은 비슷하다. 누가 자신의 100%를 다하느냐에서 승패가 갈린다. 인간이 100%를 다하는 것만큼 무서운 게 없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상대가 무너지게 돼 있다”고 했다. 지면 우측 상단의 ‘無心’은 조훈현의 좌우명으로 자신이 직접 쓴 휘호이다. / 이태경 기자

지난 16일 서울 평창동 자택, 백발이 성성한 조훈현(62)이 편안한 표정으로 웃었다. 오른쪽 볼에 보조개가 팼다. 면바지에 남방셔츠 차림의 그는 반상(盤上)을 호령하는 매서운 승부사라기보다는 온화한 노(老)학자처럼 보였다. 조훈현은 지금까지 2700판이 넘는 대국을 치렀고, 그중 1900판 정도를 이겼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이긴 대국보다 진 대국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잉창치배 같은 세계적인 바둑 대회에서 승리한 기쁨보다 제자 이창호한테 반집 차이로 패배한 기억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는 패했을 때의 소회와 깨달음을 돌이켜 최근 에세이집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을 냈다.

"살려고 패배를 인정했다"

―바둑계에서 당신에게 붙인 별칭이 '전신(戰神)'이다. '싸움의 신'이 승리보다 패배를 더 오래 기억하다니 의외다.

"이기면 후회가 없다. 결과가 좋은 거니까. 지는 건 다르다. 지는 데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아팠거나, '농땡이'를 쳤거나, 정신적인 충격이 있었거나…. 왜 졌는지 생각하고 후회하고 다음 대국을 위해 새로운 다짐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이긴 대국보다는 진 대국에 대해 더 오래 생각하게 된다."

―한창 나이인 37세 때 15세 제자 이창호에게 패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참담하지 않았나.

"충격이 컸다. 당시 나는 최고수였다. 진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서로 바둑판 위에서 '죽이느냐 살리느냐' 하는 사이인데 아침마다 집을 같이 나서는 것도 고역이었다. 1991년 창호가 독립해서 나갔다. 그 무렵 창호와 경기를 할 때면 힘들어서 쓰러질 지경이 되곤 했다. 카메라가 지켜보고 있는데도 의자에 거의 드러누운 자세로 바둑을 뒀다. 언론에선 이를 '와기(臥棋·누워서 바둑을 둠)'라며 점잖게 표현해 주었지만, 사실 나는 창호를 방어하느라 몸이 무너져내릴 지경이었다. 내가 쌓은 모든 관록과 경험이 젊음의 힘과 패기 앞에서 무기력했다. 젊음이 가장 무섭다."

―바둑은 '사유(思惟)의 승부' 아닌가. 나이를 먹을수록 오히려 수를 내다보는 사유도 깊어질 텐데 젊은 사람에게 밀린다는 게 이해하기 힘들다.

"(웃으며) 나도 이해가 안 간다. 예술에선 연륜이 중요하겠지만 바둑엔 묘하게 체력적인 게 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승부를 내야 하기 때문에 그 시간 안에 자기 안의 모든 걸 끌어올릴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도 나이가 들수록 힘들다. 10대 땐 스펀지로 빨아들이듯 받아들이고, 20대 때 절정에 오르게 된다. 이후론 머리가 잘 안 돌아간달까, 좀처럼 쌓이지 않는다. 나만 해도 옛날엔 신수(新手)가 나오면 혼자 터득했지만 요즘은 후배한테 물어봐 익힌다. 그런데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정신력도 차이가 난다. 10대 땐 꿈속에서도 바둑 생각밖에 안 한다. 그런데 20대가 되면 어디 그런가. 술 생각도 나고, 돈벌이 걱정도 해야 하고…. 거기다 데이트라도 하게 됐는데 상대 여성이 예뻐 봐라. '내일 또 만나야 하나, 어떻게 잘해줄까' 생각하게 되는 게 청년으로서 당연한 게 아닌가. 100% 바둑에만 전념하는 사람과 다른 생각 할 것이 많은 사람이 맞붙는다면 나이가 어리더라도 집중하는 사람이 이기게 돼 있다."

―그래도 모든 타이틀을 다 빼앗기고 나자 오히려 홀가분해졌다고 했다.

"살려고 그랬겠지. 계속 고통과 분노에 싸여 있으면 죽는 길밖에 없으니까 마음을 그렇게 먹었던 것 같다. 한편으로 바둑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랬을 거다. 창호한테 졌다고 해서 내가 평생을 바친 바둑을 두고 딴 길을 갈 수는 없지 않은가. 돌이켜보면 당시 그렇게 마음을 먹은 것이 내게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곤란한 상황에서 '나는 안 돼' 하고 좌절해 버리면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내가 당시 '나는 끝이야' 했다면 인생이 망가졌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따는 일만 남았다'라고 마음을 바꿔 먹었기 때문에 재기가 가능했던 것 같다."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변한 건가.

"그렇다. 막상 다 잃어버리고 나니 자유로웠다. 무관이 된 후 예전보다 더 열심히 대회에 나갔다. 1996년 한 해에만 110국을 치렀다. 사흘에 한 번꼴로 바둑을 둔 셈이었다. 예전처럼 타이틀 방어자로 꼭대기에서 도전자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본선부터 시작해 토너먼트를 모두 거치고 올라가야 했다. 예전에도 이기고 지는 걸 반복했지만 승패에 정말로 초연해진 건 바로 이 시점부터였다. 수많은 판을 싸우면서 나는 내가 언제든 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됐다."

조훈현은 1998년 국수전에서 도전자로 이창호와 다시 맞붙었다. 결과는 조훈현의 승리였다. 그는 "창호에게 이기는 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그저 다시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10세 때인 1963년 조선일보에 일본 유학 소식을 알린 ‘소년 기사 조훈현’/ 조선일보 DB

―재일교포 후원자가 인사치레로 입문을 청했는데 세고에가 두 판을 둬 본 후 제자로 삼았다고 들었다. 세고에로부터는 뭘 배웠나.

"바둑보다는 마음가짐을 배웠다. 선생님은 내게 '고수가 되기 전 사람이 돼야 한다'고 하셨다. 사람이 되기 위해선 인격, 인성, 인품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셨다. 선생님이 금한 내기바둑을 두었다가 파문당할 뻔한 적도 있다. 어릴 땐 계속 '사람이 돼라'고 하시길래 속으로 '내가 사람이지 그럼 짐승이야' 하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고 보니 선생님의 뜻을 알겠다. 잔꾀를 쓰는 프로기사들이 추락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정상의 무게를 견뎌낼 만한 인성이 없으면 잠깐 올라섰다가도 곧 떨어지게 되더라."

―세고에는 제자를 평생 딱 세 명만 받았다. 세계 바둑의 흐름을 바꿨다고 평가받는 중국의 우칭위안과 일본의 바둑 천재 하시모토 우타로, 그리고 조훈현이다.

"선생님은 늘 말씀하셨다. '이류는 서러워. 쿤겐(훈현의 일본식 발음), 네가 이 길을 가기로 했다면 일류가 되어야 해. 그러지 않으면 인생이 너무 불쌍해.' 선생님이 제자를 단 세 명밖에 받지 않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불쌍한 인생을 만들까 봐 오직 일류가 될 사람만 뽑아 받으신 거다."

세고에는 1972년 조훈현이 병역 문제로 귀국한 지 4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친구와 후배들 앞으로 남긴 유서에 "한국으로 떠난 조훈현을 꼭 일본으로 다시 데려와 대성시켜주기 바란다"라고 적혀 있었다.

"생계를 위해 뒀다"

한국에 돌아와 군입대를 기다리던 조훈현이 어느 날 "기원에 가야 하니 차비를 달라"고 하자 어머니의 얼굴에 당황한 빛이 스쳤다. 어머니가 옆집에서 꿔온 돈으로 택시를 타고 나가면서 조훈현은 '내가 벌어야 하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조훈현은 "그때 주변을 돌아보니 집안에 돈을 벌 만한 사람이 나밖에 없더라. 바로 그 순간 바둑이 내 직업이고 그걸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사실이 사무쳤다"고 했다.

―입대 직전 부산일보에서 주최하는 최고위전에 출전해 우승했다. 당시 상금이 꽤 됐을 텐데.

"30만원 정도였는데 당시로선 거금이었다. 그 돈을 몽땅 어머니께 드렸다. 마침 여동생이 미대에 합격해 등록금이며 화구(畵具)며 돈 들 일이 많았는데 가계에 꽤 보탬이 됐다. 그 이후로 나는 생계를 위해 바둑을 둬야 한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다."

―생계를 위해 바둑을 두다니?

"프로란 이겨서 돈을 버는 사람이다. 한판이라도 이겨야 돈이 된다. 자식으로서, 결혼한 이후엔 가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데 내겐 바둑밖에 길이 없었다. 이겨야만 여유가 생겼다. 그 책임감 때문에 더 열심히 뒀고, 그러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결국 바둑도 밥벌이라는 이야기인가.

"직업이란 기본적으로 생계를 위한 것이다. 내가 바둑을 열심히 해서 타이틀이 하나씩 쌓여갈 때마다 집안 형편이 조금씩 나아졌다. 부모님은 시장에서 채소장사를 하셨고, 시멘트 블록으로 지은 달동네의 아주 허름한 집에서 살았다. 그렇게 가난한 집 아이였던 내가 바둑을 통해 내 영토를 넓혀가면서 차차 삶의 영토도 넓어졌다. 달동네에서 화곡동 양옥으로, 연희동 2층 양옥으로, 그리고 지금 집으로 옮겨올 수 있었다. 노력한 만큼 더 많이 가지고 더 좋은 것들을 누릴 수 있다는 것만큼 가장 확실한 동기 부여가 있을까."

―직업을 자아실현을 위한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하고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달라서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그럼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면, '당장 어떻게 먹고살지 막막해서 못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마음을 잡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더 중요한 건 먹고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먹고사는 길부터 뚫어야 한다. 생계가 막히면 꿈이고 뭐고 없다. 치사하고 초라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그게 현실이다."

조훈현은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TV 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의 꿈속 스승으로 깜짝 출연했다. 그는 "'미생'을 보니 살아남는다는 것은 바둑판 위에서나, 사회에서나 쉽지가 않더라"고 말했다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는 매일 퇴근 후 하루를 복기(復碁)한다. 바둑에서 '복기'란 어떤 의미가 있는 행위인가.

"복습이자 미래를 위한 설계다. 승리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패배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준비를 만들어준다."

―이미 승부가 결정된 대국을 다시 펼쳐보인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겠다.

"진 사람은 쓰라리다. 그게 복기의 가장 어려운 점이다. 프로기사들의 경우 지고 이기는 것이 일상이라 어느 정도는 면역이 돼 있지만 사람인 이상 쉽지 않다. 제3자의 눈으로 흔들림 없이 판을 바라보는 일이다. '무심(無心)'으로 복기하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게 마음가짐만 가질 뿐이다."

―좌우명이 바로 '무심(無心)'이다. 무슨 뜻인가.

"사심 없이 두는 것. 굉장히 어려운 경지다. 이겨야겠다는 생각조차 하면 안 된다. 다만 최선을 다해 임하는 거다. 최선을 다해 평상심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

―'천재'라는 세간의 평가를 여러번 부인했다.

"나뿐 아니라 '천재'라 불린 사람은 대개 '너 천재냐' 물으면 절대 아니라고 한다. 아마 스스로는 자기를 바보라고 생각할 거다. 겸손해서가 아니라 '천재'라는 호칭이 합당할 만큼 자신에게 만족을 못 하기 때문에 그렇다."

―앞으로 어떤 바둑을 두고 싶나.

"정상에서 내려오면 승부사로서는 끝난 거다. 내가 정상에 있다면 '앞으로 이러이러한 바둑을 두고 싶다'는 말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쓸데없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해서 할 일이 없는 건 아니다. 바둑을 보급하고, 재주 있는 아이가 혹 있다면 한둘쯤 키우고 싶기도 하다."

조훈현은 "4세에 바둑을 시작해 다른 길을 모르니 방향을 틀 수도 없었다. 60이 넘은 지금도 가끔씩 '평범한 삶을 살았으면 어땠을까'생각하지만 그저 지나가는 꿈일 뿐이다" 라며 웃었다.

-당신에게 바둑이란 뭔가.

"인생의 길인 것 같다. 바둑을 통해 인생이 무엇인가를 알게 됐다. 내게 바둑은 길이다."

,
이런 책을 읽었다

미국이 만든 세계


언제부터 미국은 전세계를 좌지우지 하는 초강대국이 되었으며, 그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역사상 로마제국 이후 미국만큼 전 세계에 걸쳐 다방면으로 영향력을 미친 적이 있었을까. 
논란은 많지만 전쟁을 일으켜도, 내전에 개입해도 다른 나라들이 그랬던 것과는 다르다. 
오히려 미국의 개입을 원하는 경우도 많다. 그 말은 기본적으로 미국에 거는 기대치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현재의 국제질서도 언젠가는 바뀔날이 올 것이다. 전쟁이 줄어들고 전세계에 자유민주주의가 정착된지 불과 수십년밖에 되지 않았다. 시장경제, 민주주의라는 체제가 인간본성에 가장 맞고 역사를 거쳐오며 진화해 정착된 것이라고 믿기도 하지만 그것이 유지되는 가장 큰 이유는 체제를 지킬수 있는 힘, 군사력이 뒷받침되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미국인들은 국제질서가 안정되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들의 말과 달리 그런 안정을 크게 저해하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기도 하다. 그들은 국제법과 국제기구의 장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어떤 경우에는 단 1초도 생각하지 않고 그 밥과 제도를 파괴하거나 무시하는 행위를 스스럼없이 한다. 그들은 현재의 질서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이 있음에도 자신들은 현상 유지에 필요한 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또 그들은 누구로부터 간섭 받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다른 나라 국민들에 대해서는 간섭하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위로 세계를 끊임없이 놀라게 하며서도 자신들의 행위가 그런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

"왜 세계는 미국의 행동을 용납하는 것일까? 아마도 세계가 미국의 동기와 목표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국가들은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하는 경우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 자유주의 국가들이 공유하는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서라고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많은 국가들이 옳고 그름에 대한 미국의 판단에 동의하고 있다. 물론 가끔 그들도 미국의 판단이 옳지 않다고 매도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나아가 미국이 군사력을 행사하면서 결코 모순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폭넓은 동의를 얻는 이유중 하나다. 미국이 자신들의 패권을 잘못 행사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그들이 널리 인정받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미국인들이 군사력을 동원하는 것을 꺼려하고, 다른 나라를 다스리는 것에 혐오감을 느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인근국가의 위협이 멀리 떨어진 국가의 위협보다 훨씬 심각하게 여겨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은 다른 나라를 도와줄 만큼 충분히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처럼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점이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용인하고 심지어 환영하기까지 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권력은 국가를 변하게 한다. 중국은 아시아를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려고 하고, 러시아는 동유럽과 코카서스 지역에 대해 그렇게 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지난 역사에서 보듯이, 신생 강대국의 요구는 서로 겹칠 수밖에 없어 결국 갈등을 초래하게 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전쟁이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강대국들 사이에 힘의 균형이 애매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었다."

"20세기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은 자유로운 세계질서가 정착되려면 강력한 힘을 가진 자유주의적 국가들이 그런 질서를 만들고 지키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국제질서는 진화의 과정이 아니다. 국제질서는 힘을 통해 정착시키는 것이다. 하나의 비전이 다른 비전을 지배해야 하는 것이다. 
예컨대 자유주의 질서는 경제와 국내정치, 국제관계에서 자유주의적 원칙이 비자유주의적인 원칙을 이겨낼 때 만들어질 수 있다. 또한 그 질서는 그것을 지켜낼 능력이 사라질 때 함께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자유주의를 믿는 국제주의자들에게는 매우 불편한 진실일 것이다. 우리는 자유주의적 세계질서는 옳고 정당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오랫동안 살아남을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또 자유주의적 세계질서는 누구나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며, 그 질서는 힘을 통해서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순리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믿는다."

"미국적인 시스템은 종종 엉망인 것 처럼 보이지만 다른 어떤 국가나 지정학적으로 경쟁관계에 놓은 어떤 국가의 시스템보다 난관에 적응하고 그것을 이겨내는데 더 뛰어나다는 점이다. 이것은 미국이 다른 어떤 국가보다도 더 많은 자유를 허용하는 사회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다른 어떤 국가들보다도 개방적인 정치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사회시스템은 기존 권력 구조 바깥에서 새로운 방법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혁신자들을 만들어 내고, 개방적인 정치시스템은 기존의 정치기구나 정치제도들의 행동방식에 영향을 미처 활력을 끌어낸다."

"미국을 가장 매력적으로 만든 것은 미국의 문화나 지성, 정치적 이상이 아니였다. 물론 이런 요소들이 때때로 미국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든 적도 있다. 하지만 대개 미국의 매력과 별 상관이 없었다. 세계인들로 하여금 보다 일관적으로 미국에 대해 호감을 갖게 만든 것은 미국의 군사력이었다. 즉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하는 방식, 미국이 자신의 군사력을 이용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로마시대 이후 진실인 것은 오늘날에도 진실이다. 즉 세계질서는 그 질서를 보존하고, 그 질서의 토대를 이루는 기준을 만들고, 그 질서를 만드는 제도를 유지하고 경제시스템의 뼈대를 지키고, 평화를 지켜낼수 있는 군사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만약 미구구이 현재의 세계질서를 지켜내는 데 있어 지금보다 덜 미덥게 되면 그 순간 세계질서는 흐트러지게 될 것이다. 어쩌면 세계인들은 지금보다 힘이 더 약해진 미국에 더 많은 호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자신들이 미국의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할때 미국이 자신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못한다면 그들은 금세 미국에 등을 돌리고 다른 강대국으로 눈길을 돌릴 것이다."




,
이런 책을 읽었다

내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뇌가 아는 것을 본것이 세상이다. 뇌는 해석을 하고 그 기반은 각자 다르지만 창의성이 있으면 더더욱 좋다.  창의성은 어디서 뚝 떨어지지 않지만, 쉽게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Leave him or her alone 해주고 혼자 해볼 수 있게 놔두는게 향후 아이 교육에 더 좋겠다. 어른은 어떻게 하지? ㅎㅎ... 안해본 것을 하면 되지 않을까



"특별히 집중하며 경험하지 않은 정보는 '제목' 위주로 압축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큰 관심 없이 TV를 보던 증인의 기억엔 '남자', '큰 가방', '호텔' 같은 식으로 제목만 입력된 것이다. 시간이 지나서 입력된 정보를 다시 불러오면 뇌는 예전에 경험했던 본래의 정보가 아니라 이미 제목으로 압축된 정보를 가져온다. 압축된 정보 사이의 구체적인 내용은 과저 경험이나 편견에 바탕을 두고 재생된다. 하지만 그건 기억이 아니다. 단지 우리 뇌가 쓰는 소설일 뿐이다."


"착시의 이유는 간단하다. 세상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뇌로 해석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각적 착시는 단지 빙산의 일각이다. 현대 뇌과학에서는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믿음, 사상, 의견, 신념, 생각, 감각이 어쩌면 세상에 대한 뇌의 착시적 해석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뇌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기계가 아니다. 뇌는 단지 감지되는 감각센서의 정보를 기반으로 최대한 자신의 경험과 믿음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해석들을 만들어낼 뿐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석된 결과를 우리에게 인식시킨다. 세상을 본다는 것은 결국 우리 뇌의 '착한 거짓말'에 속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뇌는 뉴런이라고 하는 수천억 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다. 뉴런은 뇌의 기본 단위로서, 감각기관과 뇌 운동기관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의 문제는 과학도, 기술도, 돈도 아니다. 아무 일도 없을 것이란 막연한 착각과 적응에서 오는 자포자기가 문제다. 무척추동물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발달한 대뇌피질을 가진 우리가 바다달팽이와 비슷한 적응과 무기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어렵다."

"창의력이란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생각의 길을 가는 것이다. 창의력을 키우려는 사회와 기업이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바로 간섭하지 않기다. 모짜르트나 스티브 잡스로 태어난 사람을 대기업 '김대리'로 만들지만 않으면 된다. 그리고 우리처럼 나머지 평범한 99.999퍼센트를 위해서는 역시 단 하나만 지켜주면 된다. 우리에게 모차르트가 되라고 억지스러운 요구를 하지 않고, 우리가 이미 갖고 있던 생각의 길이나마 제대로 써볼 수 있도록 생각의 다양성과 변화를 허락하는 것이다."


'이런 책을 읽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0) 2015.07.14
미국이 만든 세계  (0) 2015.05.10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0) 2015.04.29
십팔사략  (0) 2015.04.28
내가 공부하는 이유  (0) 2015.04.21
,
이런 책을 읽었다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비즈스톤은 이혼가정에,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 디자인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대학을 중퇴하고 첫 직장을 그 디자인 회사로 다니게 된다. 이후 구글에 들어가기도 하고 오데오라는 팟캐스트 개발회사를 거치는데 그 회사도 여의치 않아 매각이 진행된다. 그 과도기 기간중 팀원들과 2주간 해커톤(일정기간 진행하는 프로젝트) 경연을 거치는데, 휴대전화 메세지를 통해 사람들간 상태메세지를 공유하는 아이디어를 개발하여 오늘날의 트위터가 탄생된다.

"트위터에 대한 결정사항 가운데 절대로 바꾸지 않는 것이 메시지의 글자를 140자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이었다. 제약은 창의성을 불러 일으킨다. 빈 공간은 채우기 어렵지만, 아주 작은 프롬프트는 환상적이고 새로운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 수 있다."

"140자 이내로 써야한다면 어떤 것을 포함시켜야 좀 더 가치있을까? 이 공간에서 우리는 자신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얼마나 말하고 얼마만큼 묻어두어야 할까? 핵심은 무엇일까? 말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필요없는 것은 무엇일까? 이러한 자극과 도발 덕분에 우리는 수수께끼를 푸는 사람이 되고 시인이 되었다"  

이후 SXSW 라는 컨퍼런스 행사에서 전시관 통로에 대형 스크린을 여러대 설치해서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SXSW 트윗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했고, 이후 많은 사람들이 트윗을 통해 인기있는 강연을 서로 추천하며 행사장 이곳저곳을 무리지어 돌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한다. 특히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트윗을 통해 집단지성을 발휘하거나 자발적인 행동을 이루는 것을 보고 트위터의 새로운 잠재력을 깨닫게 된다. 이후 트위터는 오바마를 탄생시킨 미대선, 각종 재난 활동, 아랍의 봄과 같은 사회활동에서도 그 위력을 나타낸다.

"많은 결함과 약점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작은 팀은 중요한 것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세상에 선을 보이고 나서야 비로소 사람들이 그 필요성을 깨닫게 된 서비스. 우리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형식을 만들어 냈고, 그 잠재력은 이제 막 발견되기 시작했을 뿐이다. 만일 트위터가 성공하게 된다면 그건 기술의 승리가 아니라 인류의 승리일 터였다. 성공이란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도구를 이용하는 방식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달았다."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경우 사람들은 대개 몸을 사린다. 안전망을 설치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우리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꺼이 감수하려 하지 않는 경우, 최고의 시나리오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만일 자신이 꿈꾸는 가능성을 향해 가려 한다면, 오롯이 일에 집중해야 한다. 위험을 감수하려는 마음이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어준다." 

이렇듯 트위터를 개발한 과정 그리고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던 외부환경을 이겨내며 히트를 치는 여정이 흥미진진하게 몰입감을 더하며 진행된다.

책 표지 우측 하단에 "슈퍼리치들의 필독서"라고 강조한 이유를 뽑아보자면 비즈 스톤의 마인드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그의 마인드를 잘 표현한 것은 아래 두가지가 아닐까 싶다. 

첫번째는 트위터를 성공하게 만든 요인과 트위터가 추구하는 것이 테크놀로지가 아닌 휴머니티로 꼽는것.
두번째는 그가 트위터 직원들을 위해 공유한 지침 
1.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늘 알고 있지 않다.
2. 이 안보다 저 바깥에 똑똑한 사람이 더 많다.
3. 사용자에게 안성맞춤인 일을 한다면 우리는 성공할 것이다.
4. 가치있는 거래란 양쪽 모두에 이익이 되어야 한다.
5. 동료들은 현명하며 선의를 지니고 있다.

6. 비즈니스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 즐거운 경험을 한다. 

그나저나 요새 해킹사건과 1분기 실적 유출로 주가도 곤두박질 치던데,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진행중인듯 하고, 이슈메이커로써의 핫했던 지위는 약간 식은듯.


'이런 책을 읽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이 만든 세계  (0) 2015.05.10
내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0) 2015.05.07
십팔사략  (0) 2015.04.28
내가 공부하는 이유  (0) 2015.04.21
바나나 - 세계를 바꾼 과일의 운명  (0) 2015.04.18
,
이런 책을 읽었다

십팔사략



고우영 만화가의 십팔사략(十八史略)은 단순히 중국 정사 18가지의 요약본이라고만 보기는 아깝다. 중국 역사에 대한 이해도 이해겠지만 무엇보다 고우영 작가의 그림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인물 캐릭터들만 봐도 수천년 동안 각종 시대에 수많은 인물들이 나오지만 겹치거나 식상한 인물 그림이 하나도 없다. 인물과 주변, 역사배경등 스토리 파악 및 고증을 통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이야기 표현 역시 10권짜리 임에도 이정도로 몰입감을 주기란 쉽지 않다. 고인이 되버렸다는 사실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림 스타일은 정말 한국적이고 전통적이며 마치 한폭의 수묵화 같다. 여백과 공간이 많고 흑백으로 색을 채웠지만 허전함이나 단순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중국의 정사 역사서를 부담없이 가볍게 접해보려고 들었다가 고우영 화백의 그림에 반하고 말았다.  여기서 다룬 18사기는 하나씩 하나씩 찾아 읽어봐야겠다. 


고우영 만화가의 십팔사략(十八史略)은 단순히 중국 정사 18가지의 요약본이라고만 보기는 아깝다. 우선 작가가 그려놓은 인물 캐릭터들만 봐도 수천년의 역사속 인물들이 셀 수 없이 많이 나오지만 겹치거나 식상한 인물 그림이 하나도 없다. 인물과 주변, 역사배경등 스토리 파악이 왠만하지 않고서야 만화라 하더라도 이렇게 몰입감을 주입하기란 쉽지 않다. 

,
이런 책을 읽었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


언젠가 도서관에서 책을 찾다가 "잡담이 능력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그것도 무려 부제가 "30초만에 어색함이 사라지는" 이다. 평소 술술 이어가지 못하고 뭔가 멕히는 내 대화법이 맘에 들지 않았던터라 목차만 한번 훑어봤다가, 스킬만 풍부한 일본식 자기계발서 같아보여 책을 덮고 원래 찾던 책을 찾아갔다. 알고 봤더니 "잡담이 능력이다"를 쓴 동일 저자였다.

 표지를 펼쳤을 때 바로 나오는 프롤로그를 읽어보면 읽고 싶다 아니다 판단이 서는데, 고개가 끄덕여졌다. 저자 말마따나 짧은 호흡 공부에 익숙해진 사람에게 숨이 턱 막히게 만들어버린다. 공부를 하는 이유를 조곤조곤 우아하고 기품있게 풀어간다. 공부를 생각하는 자세와 공부 방향에 대해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구절들이 많다. 가까운데 붙여두고 음미할 가치가 있다.

"당장 써먹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공부 그 자체를 즐기는, 삶의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를 하라. 몸이 신선한 산소를 공급받아 세포를 재생시키듯이,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는 우리의 지식 체계를 풍성하게 하고 생각하는 법을 길러주며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방황하지 않고 스스로 인생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똑같은 실패를 겪어도 공부하는 사람과 공부하지 않는 사람의 미래는 완전히 다르다. 그러니 하루하루 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공부를 멈추지 마라. 그러면 인생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즐겁게 흘러갈 것이다."

"스스로 공부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공부는 시작된다.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내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공부 혹은 내가 인생을 사는데 든든한 이정표가 되어 줄 공부를 찾고, 유행이나 남의 시선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나만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 공부의 첫 출발점인 것이다. 그래야 외부의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한계에 부딪혀도 금세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공부는 자신의 내면에 나무를 한 그루 심는 것과 같다. 어떤 학자가 쓴 책을 읽고 그 안에 담긴 지식과 세계관을 공부하면, 나의 내면에는 그 학자의 나무가 옮겨 심어진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나무의 종류도 각양각색일 것이고 숲의 면적도 넓을 것이다. 반대로 공부를 게을리 했다면 숲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내면이 황량할 것이다."

"예전에는 인생이란 준비, 땅! 하면 모든 사람이 일제히 뛰기 시작해서 정해진 거리를 뛰는 마라톤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남들보다 더 빨리 달려서 결승점을 통과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사람이 반드시 뛰어야 할 정해진 거리나 목표 같은 것은 없는 것이다. 죽기 직전까지 자기만의 인생 목표를 정해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였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인 결승점을 1등으로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결승점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를 정하고 거기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것이었다."

"공부는 당연한 것에 질문을 던져 낯설게 보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보는 시각에 문제는 없는지, 나는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면에 숨겨져 있는 것은 없는지 등을 따져보는 것이 공부의 본질이다. 이런 자세는 어떤 공부를 하든, 어떤 일을 하든 꼭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우리 인생을 충실히 사는데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즉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 낯설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만약 당신이 가진 도구가 망치 하나뿐이라면 당신은 모든 문제를 못으로 보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내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사고법이 단 하나라면 문제를 정확히 보는데서부터 오류를 저지를 수 있는 것이다. 쓸 수 있는 도구가 많을 수록 유리하다."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무에 짓눌려서 잘 알지 못했을 뿐이지 공부에는 나 자신을 긍정하고 인생을 소중히 여기도록 해주는 힘이 있다.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으며 지혜로운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은 자신감과 성취감을 가져다주고 그만큼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한다. 나 자신이 소중하니 내 인생도 소중할 수밖에 없다. 깊은 절망에 빠졌다고 해서 스스로 인생을 포기하거나 자포자기하는 일이 생길 수 없는 것이다."

"누구를 만나든, 내가 상대방에게 혹은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지적 자극을 줄 수 있을지 호기심과 기대를 가지고 대화를 시작하면 대화의 양상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은 혼자서 공부할 때 굉장히 도움이 된다. 어떤 질문을 던질까 고민하는 동안 머릿속에서 내용이 정리되고, 전체를 보면서 핵심을 한두 문장으로 요약 할 수 있으며, 여러 각도에서 내용을 점검할 수 있다. 즉 질문은 내용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사고과정이다. 스스로 질문하기를 시도해보라. 요점 정리를 하는 것보다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공부를 잘한다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게 무엇이든 자기에게 최적의 결과를 가져다주는 공부법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고, 그것을 무기 삼아 노력해 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나는 이런 식으로 공부하는게 잘 맞아라고 말하지, 그냥 남들이 하던대로 하니까 되던데? 라고 말하지 않는다."

"공부하는 인생을 살기로 마음먹었다면, 노력의 힘을 의심하지 말고 믿어 보라. 공부를 하면서 얻은 모든 것들이 우리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오늘 한 걸음을 내딛었을 때, 그 위치는 분명 어제와 다르다. 그리고 묵묵히 한 걸음 가다 보면 언젠가는 출발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와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런 책을 읽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0) 2015.04.29
십팔사략  (0) 2015.04.28
바나나 - 세계를 바꾼 과일의 운명  (0) 2015.04.18
아웃라이어  (0) 2015.04.17
김우중과의 대화  (0) 2015.04.10
,
이런 책을 읽었다

바나나 - 세계를 바꾼 과일의 운명



세계를 바꾼 과일의 운명이라 해서 바나나가 인류와 역사에 기여한 내용을 다루겠거니 예상했으나 읽고 보니 암울한 부분이 많았다.

바나나가 대중적인 과일로 자리 잡기까지의 이면은 석유를 둘러싸고 벌어진 갖가지 일들에 버금갈 것 같다는 생각이다.



가까운 마트에서 골라 사먹는 바나나에 이런 놀라운 이야기가 숨어있을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 아담과 이브가 먹은 선악과가 사과가 아니라 바나나였다. 
- 오늘날 전 세계인이 먹는 바나나는 유전적으로 쌍둥이인 바나나다. 
- 바나나 세계화를 앞장선 바나나 기업들은 미국을 등에 업고 중남미 권력과 결탁해 수많은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환경을 파괴했다. 바나나 기업만 아니라 다른 업종의 기업들의 행태도 이랬을 것을 생각하니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의 반식민지적인 관계가 이해가 된다. 


-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파나마병 때문에 바나나는 곧 멸종될지도 모른다는 점. 

  이를 막기 위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종자를 개발해왔으나 경작후 검증을 하는데까지 드는 시간과 비용이 비효율적이라고 판명되었고 이후 등장한 대안이 유전자 조작 바나나. 

하지만 GMO 에 대한 논란이 많은 관계로 상업화까지는 시간이 걸릴것이다..... 앞으로 바나나를 먹을 때마다 마지막 바나나가 되지 않기를 기도해야겠다.



'이런 책을 읽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십팔사략  (0) 2015.04.28
내가 공부하는 이유  (0) 2015.04.21
아웃라이어  (0) 2015.04.17
김우중과의 대화  (0) 2015.04.10
한국형 장사의 神  (0) 2015.04.06
,

최근 댓글

최근 트랙백

알림

이 블로그는 구글에서 제공한 크롬에 최적화 되어있고, 네이버에서 제공한 나눔글꼴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태그

링크

카운터

Today :
Yesterday :
Tot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