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Wanted

습관은 무서워

 애가 자러간 사이에 택배로 온 블루투스 키보드를 태블릿에 연결해 테스트했다. 그 소리를 듣고 온건지 아이가 방으로 들어와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한다. 순간 자야하니 안된다고 말하려다 생각이 들었다. 난 아이가 무언가를 하고 싶어할 때 경험하게 놔두고 지켜보는 사람이라 생각했었는데 정말 그랬던가. 내가 왜 안된다고 말하려는거였지? 진짜 애를 위해서인가? 아니면 습관적으로 "위험해보이니까, 시간이 늦었으니까, 내가 귀찮고 번거러우니까...." 그런것인가
 고민해볼 것도 없이 그냥 아이를 빙자해서 내가 편하고자 안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아이는 그냥 한번 해보고 싶은게 전부인데, 몇분 동안 하게 놔둔다고 해서 잠을 못자거나 습관이 잘못든다거나 할 것도 아니다. 실제 그럴 가능성이 5라면 그걸 걱정하는 부모마음은 100이랄까. 그 차이가 크면 클수록 불필요하게 아이의 행동과 생각의 반경을 좁게 만들고 부모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안된다는 말이 입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단순한 호기심을 이런 식으로 한번 두번 내치는게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싶었다.

 아이에게 와서 키보드를 쳐보라고 했다. 숫자도 치고, 본인이름,엄마아빠이름, 유치원친구 이름을 검지로 친다. 중간에 ㅝ 를 치는 방법 몰라 헤맸어도 가르쳐 주려다가 그냥 지켜만 봤다. 그랬더니 ㅡㅓ, ㅓㅜ 식으로 조합을 여러번 시도하더니만 결국 ㅝ 자를 쳐낸다. 그리고 1~2분 정도 더 두드려보더니만 잔다고 방으로 간다. 역시 아이 호기심은 왠만하면 그냥 충족시켜주는게 아이와 부모 모두의 마음이 편해지는 길이다.
 
 앞으로도 아이에게 안된다고 말하기전에 이유에 대해 그리고 누굴 위해서인지 꼭 생각해 보기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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