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관심사

알고 있나, 상사를 비판하는 기술…

그러고 보면 적당한 타이밍에 근거와 대안을 가지고 솔직히 얘기하면 대부분 통했다.
술자리 뒷담화 마냥 징징대는 소리는 술취했을때 하는 얘기다.




강연에 가면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회사 정책이나 상사 지시가 내 생각과 다를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내 생각을 얘기하면 부정적이란 핀잔을 듣고, 가만히 있자니 답답하고 비굴해진 느낌마저 듭니다."

흔히 겪는 직장 생활의 어려움 중 하나다.

사실 회사에서 비판은 위험하다. 이 세상 모든 상사는 이른바 '지적'을 싫어한다. 누구에게나 약은 입에 쓴 법이다.

물론 비판도 잘하면 상사를 만족시킬 수 있고, 동료들의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기본기'를 갖춰야 가능한 일이다.



예의를 지켜야 한다. 기고만장하면 안 된다. 특히 술자리에서는 절도를 지키고 침묵하는 게 좋다.

때가 중요하다. 지나고 나서 하는 비판은 뒷북이 된다. 식은 피자,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이다. 때 이른 비판 역시 호응을 얻지 못한다. 풋과일은 떫기만 할 뿐이다. 찔끔찔끔 질질 흘려서도 안 된다. 해야 할 말은 쌓아 뒀다 몰아서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투덜이'로 보인다.

말하라고 할 때 해야 한다. 그런 때에도 여럿이 함께 있는 장소는 피해야 한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말해야 한다. 이성적 접근은 실패한다. 잘못하면 '비평'하는 훈수꾼으로 비친다. 무한한 애정을 담은 고언, 상사와 같은 방향을 보는 비판으로 느껴져야 한다.

호불호(好不好)를 말해선 안 된다. 회사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 시시비비(是是非非)를 말해야 한다.

추측은 금물이다. 근거나 논리가 있어야 한다. 상사의 역질문에 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자신부터 철저히 돌아봐야 한다. 혹여 비판으로 이득 보는 건 없는지, 자신에게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비판할 자격을 얻는다.

역린(逆鱗)은 건드리지 마라. 누구에게나 절대 언급해선 안 될 예민한 대목이 있다. 그것이 뭔지 모르면 나서지 마라.

고칠 수 없는 것은 언급하지 않는 게 좋다. 상사의 사기만 꺾을 뿐이다.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총론보다 구체적 각론이면 더 좋다. 결과적으로 생산적인 비판이 돼야 한다. 하지만 대안이 없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다. 반대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두괄식으로 말해야 한다. 첫마디에 승부를 걸어 성공하지 못하면 마무리를 못할 수도 있다.

통렬해야 한다. 기왕 하려거든 날이 서고 신랄해야 한다. 저런 말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독해야 한다. 하지만 즉흥적인 것으로 비치면 실패한다. 오랜 고심의 결과로 비쳐야 하고, 사실이 그래야 한다.

일방적으로 몰아붙이지 말아야 한다. 좋은 평가도 비판이다. 세 가지 정도 부정적인 비판을 하면 한 가지는 긍정적인 평가를 해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비판이 먹힌다.

상사가 천장만 쳐다보고 있으면 그쳐야 한다. 그쳐야 할 때 그치는 법을 모르면 안 된다.

무엇보다 상사와 회사를 향한 충정으로 포장되어야 한다. 아니, 실제로 충성과 애사심의 발로에서 비판해야 한다. 그래야만 목마 안에 감춰 둔 비판의 칼로 회사와 상사를 바른길로 이끌고 함께 성공할 수 있다.

이런 얘기를 하면 질문한 사람이 되묻는다. "이렇게까지 구차하게 살 필요가 있나요?"

나는 대답하지 않고 속으로 말한다.

'그래서 당신이 회사 생활을 잘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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