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을 읽었다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당신이 말을 타려고 하는데 말이 죽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지혜로운 해결책은 죽은 말에서 내려 새로운 말이든 아니면 자동차처럼 다른 새로운 탈것을 찾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죽은 말을 살리려고 헛된 노력들을 종종 한다. 국가 차원의 학교교육 시스템이 바로 죽은 말이다. 우리 교육이 가야할 방향은 듣고 읽는 '집어넣는incoming 공부'가 아닌 말하고 쓰는 '꺼내는outgoing 교육'이 되야한다.

우리 사회에서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이 잘 길러지지 못하는 이유는 교육과정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능력이 현실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판적 피드백은 다소 공격적으로 느껴지거나 불편한 트집처럼 여겨지고, 창의적 생각은 엉뚱한 것 혹은 괜히 튀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흔하다. 서울대 최우등생들 역시 비판적 사고력은 공격적인 성향으로, 창의적 사고력은 엉뚱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것은 우리 문화와 관련이 있기도 하다. 동양사람들은 체면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신의 체면이 깎이는 일, 남의 체면을 구기는 일은 가급적 피하려 한다. 상대방의 의견을 명료화 하기 위해 추가 질문을 하는 것은 별 문제가 안 되지만, 상대방과 다른 의견을 제기하는 것, 상대방의 발표에서 틀린 점을 집어내는 것, 상대방의 생각에 반론을 펼치는 것 등등은 상대방의 체면이 안 서는 일일 수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비판하지 못한다. 또 창의적인 생각이라도 남들이 엉뚱하게 여긴다면 자신의 체면이 깎이는 일이기 때문에 드러내기를 주저하곤 한다. 체면을 중시하다 보니 질문을 하거나 코멘트를 해도 뭔가 근사한 것을 해야한다는 강박이 있다.

서울대의 교육 목표는 우리 사회 각 분야의 리더를 기르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목표가 무색하게 교수가 정한 울타리를 단 한 치도 넘어서지 않고 그럴 시도조차 하지 않으며, 뜨거운 열정과 몰입보다는 철저한 절제와 조절로 자신을 잘 관리하는 서울대 최우등생들을 보며, 서울대는 바로 그런 능력을 기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리더와 관리자의 차이는 무엇일까? 관리자는 이정표를 따라가는 사람인 반면 리더는 이정표를 세우는 사람이다. 관리자는 주어진 일을 차질없이 해내는 사람인 반면, 리더는 집단을 이끌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관리자는 통제하고 조절하고 정리하는 사람인 반면, 리더는 에너지를 촉발시키고 비전을 세우는 사람이다. 관리자는 "이 일만 잘하면 당신은 곧 승진할 수 있다"라고 개인적 관심과 이득에 호소하는 반면, 리더는 "이 일은 많은 사람들의 삶과 사회 전체를 발전시킬 수 있다"라고 공동의 이익에 호소한다. 그러므로 관리자는 현재를 유지하는 반면, 리더는 세상을 바꾼다. 서울대의 교육 목표가 역사를 이끌어 갈 창의적 리더를 기르는 것이라면 서울대는 지금 엉뚱한 학생들에게 A+를 주고 있는 셈이다.

지식생산자 교육은 원천 지식과 기술을 생산해서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게끔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지식소비자 교육은 지식생산자들의 지식을 기반으로 개발된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고 활용하는 사람을 키우는 교육이다. 남들이 개발한 컴퓨터를 쓸 수는 있게 되지만 자신이 컴퓨터를 개발할 수는 없게 된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닌다.

지식의 종류
  1. 생성적 지식(Generating Knowledge) : 이전에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세상을 새롭게 이해하고 설명해 내는 지식. 노벨상을 타는 학자들이 해당되며 이범주의 지식은 가장 깊고 본질적인 창의력이 요구되며 실생활의 수많은 응용으로 연결될 수 있는 무한한 산업의 원천이기도 하다. 주로 선진국에서 만들어지며 지적재산권, 특허로 활용되며 문명의 최첨단에 서서 인류 향후 방향을 제시. 이를 위한 엘리트 교육은 공교육과는 비교가 안됨.
  2. 응용적 지식(Applied Knowledge) : 생성적 지식을 활용하여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것. 역학법칙을 적용하여 롤러코스터를 만들어내는데 이 또한 비판, 창의적 사고력이 필요. 주로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나라에서 이뤄지며 바로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생성적 지식에 투자하기 보다는 당장의 경제성장이 조급하기 때문에 단기성과를 볼수 있는 응용지식에 더 투자를 한다.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는 어렵지만 주로 선진국으로 유학. 사회적으로 기초학문을 장려하지 않음. 이 나라들에서 요구하는 창의력은 어디까지나 응용직 지식을 위한 창의력
  3. 제조적 지식(Manufacturing Knowledge) : 앞의 두 종류 지식을 통해 개발된 롤러코스터를 대량생산할 수 있도록 그 제작방법을 익히는 것. 비판,창의적 사고력보다는 효율, 기술숙달이 우선적이라 수용적 사고력이 필요. 중진국 사회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지식. 주어진 지식을 얼마나 소화해내느냐가 인재의 기준이 되고 고도의 수용적 사고력이라는 한가지 기준으로 극심한 경쟁이 이루어진다.
  4. 매뉴얼적 지식(Manual Knowledge) : 대량생산된 롤러코스터를 설치, 유지보수시 필요한 제품 설명서와 같은 지식. 지식이 소비되는 종착점.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지식의 종류도 상위 수준에서 하위수준으로 흐르게 되있다. 따라서 하위 수준의 지식에 의존하는 나라에는 상위 수준의 지식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구조가 존재하지 않는다. ( 그런거 공부하면 밥먹여주냐라는 말 ㅎㅎ )

몰입 이론의 거장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한국 정부로부터 국가적 창의력 센터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하면서 창의력이란 사회에서 수요가 있어야 생겨날 수가 있는데 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에서는 국가 차원의 기관이 있어도 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게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것을 어떻게 잘하게 되었는지 다음 보기에서 골라보세요
  1. 시행 착오 (Trial and Error)
  2. 강의 (Lecture)
  3. 실제로 해보기/연습 (Practice) => 많은 사람들이 선택함.
  4. 도제 (Apprenticeship)
  5. 기타
교육은 정보의 전달이냐 내것으로 만드는 것이냐. 교육이란 배운 것을 다 잊어버리고 난 후에 남는 그 무엇이라고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먼저 지식을 제시한 후에 배운다는 접근 자체를 뒤집어야 한다. 교과서의 내용을 전달하지 않고 학생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을 개발해야 한다. 정보 전달은 교실 밖에서 하고 교실 안에서는 지식을 내면화 해야한다. 말을 하게 하는 교육, 책의 내용과 교수의 생각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는 나의 생각을 하게 하는 교육 그렇게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학생들의 행동은 언제나 교수가 유도한다. 학생들이 말을 안하는 것은 교수가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발굴할 줄 알아야 한다. 교수는 자신의 말을 전달하는 데만 몰입할 것이 아니라 학생의 생각을 끌어내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한다.

실험에 의하면 동양인은 말을 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고 사고력이 저하되는 데 반해, 서양인은 말을 할 때 사고력이 촉진되고 문제해결이 더 잘된다고 한다. 동양인이 말에 약한 것은 아마도 말하고 쓰는 '꺼내는outgoing 교육'이 아닌 듣고 읽는 '집어넣는incoming 공부'에만 익숙해져서일 것이다.

닥터하우스의 매 에피소드는 문제기반학습의 전형을 보여준다. 의과대학 교과서만을 달달 외운 학생들은 결국 난해한 증상을 정확히 진단해 낼 수 없음을 보여 주고, 천재라 하더라도 결코 혼자서는 답을 찾을 수 없음을 보여주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누군가와의 상호작용, 즉 '말'을 통해서임을 보여준다. 그래서 하우스가 불가피 하게 자리를 비웠을 때는 팀원들 역시 모여서 무엇인든 생각을 모조리 꺼내 놓으며 적절한 해결책을 모색한다. 그들은 하우스에게 생각하는 방법을 그렇게 배운 것이다. 자신의 의견에 찬성하는 입장에 대해서는 반론을 제기하고, 자기의 의견에 반대하는 입장에 대해서는 변호를 하는 과정에서 하우스는 자신의 생각을 다듬어 나간다. 또한 문제해결력은 결국 문제 발견력이어야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주어진 조건에서 해결할 문제가 주어지는게 아니라 무엇이 이 문제와 관련해서 고려해야할 조건인지부터 판단해야하는, 즉 문제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실생활에서 마주치게되는 진짜 과제들인 것이다. 생각하는 방법, 문제해결 방법을 넘어 문제발견력까지 보여 주는 닥터 하우스, 드라마에서 그의 문제해결 과정은 '꺼내는 교육', '말하는 교육'의 진수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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