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을 읽었다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이책은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게 말할 수 없는 회사내 조직문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어떻게 보면 약간은 능력없고 사회에 적응못하는 루저 캐릭터가 꿍시렁대는 내용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읽다보니 "왜 그래야만 하지?", "이것이 나를 위한 최선인가?" 라는 질문을 그동안 못했다는 생각이 들며 책 내용을 순식간에 공감하기 시작한다.  

- 퇴근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라고 얘기하면서 당당히 정시에 사무실을 나가는 직장인들이 얼마나 될까. 누군가 남아 있는데 자리를 뜨면 배신자 같고, 칼퇴하면 일없는 사람, 안하는 사람 같이 보일것 같다. 예전에 심지어는 무슨 할일이 있어서 먼저 가냐. 누구 만나냐. 어떤 약속이 있냐 꼬치꼬치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 야근과 수당
지금 다니는 곳은 대기업이라 잔업수당이 있지만, 회사 혹은 부서 실적에 따라 야근해도 수당을 신청하지 말라는 시기가 가끔 있다. 작은 회사들은 오죽할까. 예전 다니던 작은 곳에서는 규모, 매출을 뻔히 아는데 야근수당을 차마 달라 할수도 없었다.

- 꿈, 보람
직업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 보람을 얻는 것은 맞다만 꼭 직업만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일까? 그리고 보람 앞에서 돈을 이야기 하는 것은 왠지 불경한 직업관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 그외 회사가 요구하는 이상한 정신들
경영자만 좋은 경영자 마인드. 좋은게 좋은거지 협동정신. 상사 혹은 조직을 위한 희생정신 등

왜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말하기 어려울까. 당연한 댓가를 요구하기 어려울까. 왜 우리 문화 그렇게 생겨먹었을까.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진건 아닐테고, 어려서부터는 학교에서 회사에 와서도 끊임없이 그렇게 교육 받았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노동관, 직업관, 리더/팔로워십이 그런게 아닐까. 대등한 계약관계보다는 아직까지도 은연중에 주종,상하관계가 익숙하것도 그렇고. 책을 덮고 나서도 이 꼬인 매듭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나 하는 답답함만 한가득이다.

결국 이래도 저래도 저런 회사에 들어간 사람은 본인 아닌가. 회사들이 대부분 저 모냥인 관계로 선택권이 없는 사회 구조적 이슈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본인 스스로도 아니다 싶으면 그 안에서 고통받지 말고 나올 수 있는 용기도 가져야 함을 적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도 남는다. 
 
마지막으로 이책의 화룡정점은 바로 일러스트다. 옛날 교과서 철수와 영희 같은 느낌인데, 상황 비유와 풍자가 이제까지 본 것 가장 완벽하다. 찾아보니 양경수님이라고 하고, 최근부터 경향신문에 양경수의 양치기 코너를 연재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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