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을 읽었다

메이지 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일본에 대해서는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싫어하는 사람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일본이 어떻게 해서 제국주의 시대에 강대국이 되어 아시아 여러 나라를 식민지로 삼고, 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아는 사람은 드물다. 천조국 성님에게도 선빵을 날리셨지 아마.

"메이지 유신은 19세기 중반부터 후반에 걸쳐 일본열도에서 일어난 거대한 사회변혁이다. 이 변혁은 실로 극적이었다. 19세기 말까지 미국과 서유럽의 몇 개국 정도를 제외하고, 산업혁명과 헌정(憲政)을 이룬 나라는 유라시아 대륙 끝 일본이 유일했다."

서구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일본만이 메이지 유신을 통해 스스로 근대화를 이뤘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근대화라 함은 헌법, 의회, 선거, 국민국가, 자본주의, 산업혁명 등이 되겠다. 유교, 중화사상에 빠져 세계정세 변화를 감지 못했던 당시 조선왕조를 생각하면 답답하고 멍청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일본이 특이한 케이스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왜 일본에서 메이지 유신이 가능했던 것일까?

나름 정리해보자면,

첫번째, 도쿠가와 막부 체제에서의 안정적인 사회발달.
사회변혁 전 기초체력을 다진격이 됐다고 본다. 임진왜란 후 도쿠가와 이에야스 막부가 들어서면서 일본은 이백여년간 동안 평화시대를 맞이하는데 체제가 안정이 되자 각 번(영주의 관할지역)은 서로 생산적인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그 결과 자연스레 부국강병 효과를 누리게 되어 각종 산업이 발전하고 큰 도시가 여럿 생겼으며 당연히 인구도 늘었다. 결과적으로 당시 봉건영주제 같은 막부체제가 오히려 중앙집권형체제에 비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두번째. 유신 - 위로부터의 혁명.
큰 사회변화나 혁명은 못살겠다 바꿔보자 로 시작하여 아래에서 위로 일어난다. 당연히 기존 지배세력 저항이 있고 유혈사태가 동반되기 마련이나 유신은 그 반대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그 말은 당시 지배층이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했다는 얘기다. 위에서부터 변하게 되니 그만큼 사회혼란도 줄고 시간도 절약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생겼다.

세번째. 빠른 상황 판단과 권력체제 변환(막부에서 천황중심으로)
 체제가 바뀌게 되면 수구세력과 변화세력의 충돌이 있기 마련인데, 막부내 두세력은 하나의 컨센서스를 함께 공유했다. 바로 살아남기 위한 체제변화는 필수기 때문에 언제하냐의 문제지,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란 것. 아편전쟁을 통해 청나라가 나가 떨어진 것을 보고 판단이 바로 섰을 것이다. 거기에 미국 페리제독의 흑선이 수도 에도 앞바다에 들어선 것을 계기로 위기의식은 정점에 달했다. 개항을 통해 국제정세를 사전에 파악했던 것도 도움이 됐다. 

마지막으로 특이했던 점은 유학과 사대부적 정치문화 확산이 메이지유신 변혁에 한 몫했다는 점이다. 흔히 조선이 유교, 당쟁으로 망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막상 19세기 조선은 탕평책으로 당쟁이 없어진 시기였다. 일본에서는 에도 평화시대가 오면서 사무라이 계급층이 존재이유가 희박해지면서 사회 불안요소로 자리잡기도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유학이 침투하면서 사무라이 층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기존 체제를 동요시키고 변혁을 촉발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한다.

일본 특유의 과장된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고 하나 이런 말이 눈에 들어온다. "아편전쟁 이후 정작 청나라나 조선은 그다지 변한게 없었지만 영국에게 포탄하나 맞지 않은 일본이 금새 대대적인 개혁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일본은 보통국가론을 주장하며 군사활동을 하기 위해 헌법 개정을 시도하려 하고,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위협을 높이고 있다. 북한은 거의 매달 미사일을 쏴대고 있으나 정작 대한민국은 말로만 평화를 외치며 시선은 한반도 반쪽에만 머물러 있고, 자기들끼리만 싸우지 정작 대비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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