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을 읽었다

빅데이터 베이스볼


여기서 나오는 "20년간 실패한 팀"은 바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다. 1993년부터 2012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해본 적이 없고, 그 동안 승보다 패가 더 많은 시즌을 보냈으며, 구단 재정이 넉넉하지도 않아 스타선수 영입은 꿈도 못꿨다. 결정적으로 선수들도 그다지 가고 싶지 않아했던 팀. 가고 싶지 않은 회사, 부서라고 비유하면 딱 들어맞지 않을까. 하지만 헌팅턴 단장을 영입하면서 팀은 달라졌고 2013년엔 드디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파이어리츠 같은 스몰마켓 팀이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남들이 찾지 못한 저평가된 선수를 발견, 육성하는 것과 현재 전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 즉 팀의 수비력을 끌어올리는 것. 이를 위해 사용한 지표 예는 아래와 같다.
 
+ 피치 프레이밍 : 스트라이크 존에 근처로 오는 공을 스트라이크로 만드는 기술. 프레이밍이 좋은 포수는 코너로 승부하는 투수에게 굉장한 도움을 줄 수 있고 반대의 포수는 스트라이크를 볼로 만들기도 한다.
 


+ 수비 시프트 : 타자들의 타구 방향을 통해 수비 위치를 변경


 수비 시프트를 적용하면 아웃시킬 확률이 높다는 것을 수치로 알고는 있다. 하지만 적용하지 않는 팀, 거부감을 갖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렇다.

"시프트를 막상했는데 텅빈 쪽으로 타구가 날라가면 그렇게 내야수들이 바보스럽게 보일 수가 없다."
"정상적인 위치에 있었으면 아웃인데 괜히 위치를 바꿔 안타가 됐다." 

+ 땅볼 유도비율이 높은 구종 사용 : 포심보다는 투심
몸쪽 낮은공 활용 : 사구는 늘었지만 대신 땅볼타구 증가
+ 수비력 지수 발굴 : 주력, 타구 반응 속도, 송구 스피드, 정확도 등을 수치데이터화, 최적화된 야수 스카우트 

최근 6시즌 동안 피츠버그의 팀 DRS(Defensive Runs Saved) 비교시 2013년 시즌부터 나은 수비력을 갖춘 팀으로 변모. 시프트 시도는 12시즌 105번에서 13시즌 500번. DRS 는 -42에서 74점으로 개선. 42점을 더 주던 팀에서 74점을 덜주는 팀으로 바뀐 것이다.

머니볼의 주인공 빌리빈의 성공 이후 여러 구단들도 데이터 분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후 선수 능력치를 나타내는 전통적인 지표(타율,방어율 등) 이외에 다른 Unique한 지표를 발굴하고 이용해서 경쟁구단 대비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전력을 보강하고 공수전술에 적용하는 것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하지만 구단 차원에서의 이런 변화 노력이 필드 플레이어들에게 전달되고 실제 플레이까지 적용되는데 걸린 시간은 구단마다 들쭉날쭉 차이가 있다. 역시 구단도 하나의 조직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단장, 감독의 리더쉽과 구성원의 마인드 차이가 결국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야구계가 다양한 빅데이터 이론을 실전 경기에 녹아들게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소통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건 선수들에게 단순히 시프트 작전 동의를 얻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사전 작전회의에서 선수나 코치가 각종 데이터를 더 쉽게 받아들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난 야구선수들이 시각정보를 정말 잘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무미건조한 수치를 종이에 늘어놓는 건 큰 효과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프로 스포츠리그를 구성하는 플레이어들은 일반 기업보다 더 가혹한 환경에 놓여있다. 성적에 따라 순위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고 언론에 고스란히 오픈되있다. 더군다나 각종 데이터와 분석기법이 발달되 구단 운영자, 선수들은 엑스레이, MRI 검사대에 올라가 있는 상태와 같다. 

대부분 야구 데이터 분석가들은 선수출신이 아니다. 순수하게 야구팬으로 관심을 갖다가 분석을 시작한 경우가 많다. 데이터는 널려있고 그 속에서 기존에 없었던 지표와 같은 인사이트를 찾아내 변화를 이끌어냈다. 예전엔 분석가가 아무리 이런 저런 조언을 수치를 내밀며 이야기를 해도 실제 필드 플레이어인 감독, 선수들이 "당신들이 야구를 나보다 더 잘 알어?" 하며 무시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다른 스포츠나 업계에서도 비전문가를 통해 혁신이 이뤄지는 현상이 많아 질 것 같다. 이미 데이터만 갖다 넣으면 다양한 뷰와 분석 결과를 보여주는 서비스들(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Azure 등)이 여럿 있어 진입장벽도 낮다. 빅데이터, 온라인 및 모바일 기술발전으로 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아이디어와 지식이 화학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개선점을 도출해내기 쉬운 세상이다. 

뜬금없는 소리지만 다음 생에 태어난다면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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