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관심사

통조림과 自然産

일도 그렇다. 기존 것 짜집기 한 자료는 통조림, 직접 아이디어 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만든건 자연산. 
통조림이든 자연산이든 자료, 답사, 전문가, 사색 4가지 과정을 반복은 필수.

왠지 최근 신경숙 표절사건이 모티브가 되서 쓰신글이 아닐까.



[조용헌 살롱] [996] 통조림과 自然産 

그 많은 칼럼 소재를 어떻게 구하는가? 집에 자료가 엄청나게 많은가? 장서(藏書)는 몇 권이나 되는가? 관심 있는 독자들이 가끔 필자에게 묻는 내용이다. 단행본, 전집 그리고 논문류(論文類)를 합해서 대략 1만 권쯤 된다. 칼럼은 제목만 떠오르면 7할은 완성된 셈이다. 제목(주제) 잡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3할은 책상에 앉으면 저절로 써진다.

어떤 주제를 쓸 것인가는 순간적으로 '번쩍' 하고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스파크처럼 제목이 번쩍 튄다. 제목이 생각나는 것은 어느 순간이지만 그 밑바탕에는 평소에 부지런히 떡밥을 깔아놓아야 한다. 먼저 책(자료)을 섭렵하는 일은 기본이다. 그다음에 현장을 직접 답사해 보면 숨은 그림이 보이면서 확신이 든다. 셋째는 전문가와 토론을 해봐야 옥석(玉石)이 걸러진다. 마지막에는 혼자 두 시간씩 들판을 걸으면서 사색을 해야 한다. 걸어야 정리된다. 자료, 답사, 전문가, 사색, 이 4가지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칼럼거리가 정리되는 것 같다.

이 네 가지에 집중하다 보니 주변의 애경사(哀慶事)에 참석 못 해서 욕을 먹는 수도 많고, 무슨 모임도 참석 못 한다. 골프도 못 치니까 사교성도 부족해지고, 생각이 많아서 운전도 못 한다.

네 가지 과정을 압축하면 칼럼의 소재는 다시 두 가지로 분류된다. 기존 자료에 있는 내용을 해석한 칼럼은 '통조림'에 해당한다. 현장 답사에 나가서 내가 직접 보고 들은 내용을 쓴 칼럼은 '자연산'이다. 깡통에 들어 있는 통조림의 장점은 수백 개씩 보관해 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통조림은 값이 싸다. 자연산은 배를 타고 그물로 직접 고기를 잡아와서 쓰는 것이므로 가격이 비싸다. 현장감이 느껴진다. 단점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배를 타고 나가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칼럼을 쓰다 보니 자연산이 편하다. 왜 편한가? 표절 시비가 없어서 편하다. 기존 자료를 참고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표절 시비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다. 자연산 주제는 선행 연구가 없다. 내가 최초로 쓰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얼마든지 주관적으로 써도 된다. 글 쓰는 사람은 표절 시비라는 부담감이 늘 따라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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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哲學

출처 :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4/19/2015041901993.html  


어떻게 돈을 벌고 관리하고 써야하는지에 대한 철학의 부재라고나 할까... 어려서부터 학교나 아니면 부모에게 배운적도 없고, 돈을 밝힌다는 핀잔을 듣기 십상이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글 주제와는 살짝 빗나갔지만, 욕심을 버리고 재물을 멀리하여 청빈한 것을 미덕으로 삼는 철지난 인식 좀 벗었으면 한다. 정치인, 관료들에게 바라는 경제적 모습이 너무 촌스럽다. 



고통은 어디에서 올까?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세 분야에서 온다. 돈 문제, 인간관계, 육신(肉身)의 질병이다.

돈은 너무나 광범위한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그다음에 가족, 친구, 직장 상사, 천적(天敵) 등 모든 관계에서 고통이 온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얼마나 고통이 깊고 길게 가는가! 믿었던 사람이 배신하였을 때 얼마나 고통스럽던가! 그리고 몸에 병이 오면 고통스럽다.

이 세 가지 고통의 출발점을 분석해 보면 제1 원인은 돈이다. 돈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가 오고, 스트레스를 겪다 보면 질병이 찾아온다. 그래서 인간은 참선면벽(參禪面壁)보다도 돈을 벌어보아야 도(道)가 닦이고 성숙해지는 것 같다. '도'와 '돈'은 받침 하나 차이다. '도돈불이'(道돈不二·도와 돈이 둘이 아니다)다.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는가는 누구나 골몰하지만 어떻게 써야 하는가는 골몰하지 않는다. 돈을 쓰는 데도 차원과 등급이 있다. 첫째는 적선(積善)이다. 상대방으로부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쓰는 돈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가를 바라지 않으므로 크게 섭섭할 일도 없다. 진짜 양반 집안 사람들이 이렇게 돈을 쓴다. 둘째는 일본 사람들이 말하는 '기마이'이다. 기분 좋게 밥도 사고 술도 산다. 체질적으로 밥 사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마이가 도를 넘으면 흥청망청이 된다. 셋째는 뇌물이다. 뇌물은 반드시 대가를 요구한다.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이 뇌물에 걸린다.

뇌물에도 유형이 있다. 뇌물을 줄 때 그 속에다가 설사약을 집어넣는 경우다. 이런 돈을 받으면 반드시 설사한다. 낚싯바늘과 가시가 들어간 사례도 있다. 이런 돈을 받으면 낚싯바늘이 목에 걸려버린다. 낚싯바늘을 제거해서 먹어야 하는데 그러자면 고도의 기술과 내공이 필요하다. 보통은 다 가시에 걸린다. 큰 재벌이 주는 돈은 가시가 적지만 중소업체가 주는 돈은 낚싯바늘과 가시로 범벅이 되어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돈에 비상을 타는 수가 있다. 이거 먹으면 바로 사망이다.

위험을 알면서도 돈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고 정치인의 팔자다. 돈은 원수(怨讐)이고 마귀이지만 때로는 천사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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