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을 읽었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


언젠가 도서관에서 책을 찾다가 "잡담이 능력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그것도 무려 부제가 "30초만에 어색함이 사라지는" 이다. 평소 술술 이어가지 못하고 뭔가 멕히는 내 대화법이 맘에 들지 않았던터라 목차만 한번 훑어봤다가, 스킬만 풍부한 일본식 자기계발서 같아보여 책을 덮고 원래 찾던 책을 찾아갔다. 알고 봤더니 "잡담이 능력이다"를 쓴 동일 저자였다.

 표지를 펼쳤을 때 바로 나오는 프롤로그를 읽어보면 읽고 싶다 아니다 판단이 서는데, 고개가 끄덕여졌다. 저자 말마따나 짧은 호흡 공부에 익숙해진 사람에게 숨이 턱 막히게 만들어버린다. 공부를 하는 이유를 조곤조곤 우아하고 기품있게 풀어간다. 공부를 생각하는 자세와 공부 방향에 대해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구절들이 많다. 가까운데 붙여두고 음미할 가치가 있다.

"당장 써먹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공부 그 자체를 즐기는, 삶의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를 하라. 몸이 신선한 산소를 공급받아 세포를 재생시키듯이,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는 우리의 지식 체계를 풍성하게 하고 생각하는 법을 길러주며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방황하지 않고 스스로 인생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똑같은 실패를 겪어도 공부하는 사람과 공부하지 않는 사람의 미래는 완전히 다르다. 그러니 하루하루 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공부를 멈추지 마라. 그러면 인생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즐겁게 흘러갈 것이다."

"스스로 공부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공부는 시작된다.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내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공부 혹은 내가 인생을 사는데 든든한 이정표가 되어 줄 공부를 찾고, 유행이나 남의 시선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나만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 공부의 첫 출발점인 것이다. 그래야 외부의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한계에 부딪혀도 금세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공부는 자신의 내면에 나무를 한 그루 심는 것과 같다. 어떤 학자가 쓴 책을 읽고 그 안에 담긴 지식과 세계관을 공부하면, 나의 내면에는 그 학자의 나무가 옮겨 심어진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나무의 종류도 각양각색일 것이고 숲의 면적도 넓을 것이다. 반대로 공부를 게을리 했다면 숲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내면이 황량할 것이다."

"예전에는 인생이란 준비, 땅! 하면 모든 사람이 일제히 뛰기 시작해서 정해진 거리를 뛰는 마라톤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남들보다 더 빨리 달려서 결승점을 통과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사람이 반드시 뛰어야 할 정해진 거리나 목표 같은 것은 없는 것이다. 죽기 직전까지 자기만의 인생 목표를 정해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였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인 결승점을 1등으로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결승점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를 정하고 거기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것이었다."

"공부는 당연한 것에 질문을 던져 낯설게 보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보는 시각에 문제는 없는지, 나는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면에 숨겨져 있는 것은 없는지 등을 따져보는 것이 공부의 본질이다. 이런 자세는 어떤 공부를 하든, 어떤 일을 하든 꼭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우리 인생을 충실히 사는데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즉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 낯설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만약 당신이 가진 도구가 망치 하나뿐이라면 당신은 모든 문제를 못으로 보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내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사고법이 단 하나라면 문제를 정확히 보는데서부터 오류를 저지를 수 있는 것이다. 쓸 수 있는 도구가 많을 수록 유리하다."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무에 짓눌려서 잘 알지 못했을 뿐이지 공부에는 나 자신을 긍정하고 인생을 소중히 여기도록 해주는 힘이 있다.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으며 지혜로운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은 자신감과 성취감을 가져다주고 그만큼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한다. 나 자신이 소중하니 내 인생도 소중할 수밖에 없다. 깊은 절망에 빠졌다고 해서 스스로 인생을 포기하거나 자포자기하는 일이 생길 수 없는 것이다."

"누구를 만나든, 내가 상대방에게 혹은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지적 자극을 줄 수 있을지 호기심과 기대를 가지고 대화를 시작하면 대화의 양상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은 혼자서 공부할 때 굉장히 도움이 된다. 어떤 질문을 던질까 고민하는 동안 머릿속에서 내용이 정리되고, 전체를 보면서 핵심을 한두 문장으로 요약 할 수 있으며, 여러 각도에서 내용을 점검할 수 있다. 즉 질문은 내용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사고과정이다. 스스로 질문하기를 시도해보라. 요점 정리를 하는 것보다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공부를 잘한다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게 무엇이든 자기에게 최적의 결과를 가져다주는 공부법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고, 그것을 무기 삼아 노력해 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나는 이런 식으로 공부하는게 잘 맞아라고 말하지, 그냥 남들이 하던대로 하니까 되던데? 라고 말하지 않는다."

"공부하는 인생을 살기로 마음먹었다면, 노력의 힘을 의심하지 말고 믿어 보라. 공부를 하면서 얻은 모든 것들이 우리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오늘 한 걸음을 내딛었을 때, 그 위치는 분명 어제와 다르다. 그리고 묵묵히 한 걸음 가다 보면 언젠가는 출발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와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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