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관심사

싸이월드 희노애락



콜럼버스는 이사벨 여왕을 찾아가 자금지원을 요청한다. 지구는 둥그니까 서쪽으로 항해하면 2달 인도가 나오고 금은보화를 가져오겠습니다. 이사벨 여왕은 속으로 생각한다. 너 같이 떠벌리는 자들이 한둘인줄 아니. 들어보니 처음가는 루트니 바닷길, 해류정보는 탐나네. 자금 지원해줄께.

여기서 콜럼버스의 계획이 스타트업의 사업기획서와 같다. 가보지도 않은 곳을 가본 것마냥 얼마나 걸리고 얼마나 벌어오겠다라는 구호처럼 외친다. 반면 이사벨 여왕의 판단과 자금지원은 VC와 유사. 그만큼 서로 생각과 뷰가 다르다.

사업을 시작하면 반드시 고비가 찾아온다. 내 사업의 진면목을 아직 시장이 제대로 평가를 안해줘서? 한번만 써보면 대단한 것을 알텐데 고객이 그걸 몰라줘서? 투자를 못받아서? 마케팅이 부족해서? 제품/서비스 출시 타이밍이 안맞아서?

세상에 사업시기, 타이밍을 잘 맞추는 사업가는 없다. Survive 한 사업가와 그렇지 못한 사업가가 있을뿐.

사업이 안되면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인도가 어디로 가면 있는지도 모르면서 인도만 가려고 하지말고 중간에 가까운 섬을 찾아 뱃사람들을 살리고 재충전해야. 싸이월드는 초반 사업이 안될때 교회홈페이지 구축, si프로젝트 수행을 했다.

사업이 꼬꾸라지고 있을때 그 저점은 언제인가. 저점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 알려면 사업의 "고객"이 누구인가를 찾아야 한다. 모든 유저가 당신의 고객은 아니다. 유저중 돈을 지불하고 반복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이 바로 당신 사업의 고객. 유저를 고객으로 착각하면 오산.

창업자 대부분이 고객을 못찾고 실패. 고객이라도 찾으면 인수합병이라도 가능. 못찾은 상태면 그것도 어렵다.

싸이월드가 시장점유율 하위권에서 올라갈줄 모르고, 멤버들은 지쳐가던 중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해보자며 독려하던 시기. 어느 대학 프로젝트를 수행하던중 당시는 앞선 개념이였던 "경험디자인"을 전공하는 교수님과 만나게 됨. 

교수 : 싸이월드에서 이야기하는 사이좋은 사람들은 누구라고 생각하냐
창업자 : 회사 동료, 가족이 아닐까.
교수 :  한 일주일 강남,신촌,홍대 같은 곳을 돌아다녀보며 사이 좋은 사람들이 누군지 사진을 찍어봐라.
창업자 : ...  (오늘 내일하는 와중에 일안하고 나가라니..)

사람들과 돌아다니고 사진찍고 해보니 사이좋은 사람들은 모두 여자들이더라. 작은 변화에 관심을 두고 이야기나누고 공감하는 사람들.

남자들은 본인 미니홈피 방문자가 0이든, 대문이 휑하든 별 신경을 안쓴다. 파도타며 이사람 저사람 구경할뿐. 반면 여자들은 몇명이 왔는지 민감. 적으면 도토리사서 꾸미고, 홈피 방문했던 사람들을 기억해서 가보고 글 남기고 선물하면서 관심을 표현한다. 여자들이 많으면 남자들이 자연스레 유입.

고객을 찾은 순간이 바로 사업의 저점. 콜럼버스가 해류를 찾은 것과 마찬가지. 순풍에 돛단 상태. 여기서 노를 저으면 뒤집어진다. 하던대로 그대로.

고객을 파악한 순간부터 사이트 개편은 더이상 하지 않음. 남자들이 뭘 바꿔달라 해도 콧방귀도 안뀜. 대신 여자들이 요청이 오면 다 반영.

내 제품이, 서비스가 아무리 좋다고 사람들을 설득하면 어렵다. 자연스럽게 학습이 되야 찾게됨. 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세상은 안바뀐다. 내가 바뀌어야. 꾸준히 관찰해서 학습시켜야 함. 그래서 창업은 지루하다.

그러면 사업은 어디까지 해야하나. 시장점유1위할때까지? 시간되는대로 계속? 손익분기점까지?

농사를 지으려면 땅과 씨앗 그리고 물이 필요. 씨앗은 아이디어요 물은 투자. 비 내려달라고 기우제 지내는건 내가 생각하는대로 고객들이 행동하길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 처음부터 수천수만평 땅에서 농사짓지 말고 집앞에서 모내기하며 검증해라. 검증된 모판을 가지고 대규모 농사를 하자고 투자자를 꼬셔야.

초기 싸이월드의 모판은 분당고등학교. 페이스북은 하버드 대학교 학생들이 모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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