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을 읽었다

라이프스타일 도시

도시도 성장, 쇠퇴를 거치며 변화하는 유기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말도 많지만 거시적으로 볼 필요도 있다. 정부나 지자체가 인위적으로 도시나 상권을 조성하고 관리한다고 성공할 수 있을까?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곳, 씨를 뿌린적도 없는 곳 길모퉁이, 담벼락에서도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듯이 자생적으로 상점들이 생기고 관련한 트렌드와 문화가 만들어지기마련이다. 이런 활력이 골목 및 주변 지역에 퍼지면서 도시의 라이프 스타일이 형성되는게 아닐까.

몇주전 포항에서 철강도시를 상징하는 "태권브이" 조형물을 만든다는 기사를 봤다. 일본 도쿄에 있는 건담 조형물과 아주 흡사하던데, 어쨌든 시도 자체는 좋다. 다만 걱정되는건 지자체마다 특색없이 여는 지역 축제마냥 돈은 돈대로 쓰고 아무도 찾지 않는 애물단지같은 존재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시애틀은 현재 실리콘 밸리에 버금가는 최고의 하이테크 중심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애틀과 실리콘밸리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실리콘밸리가 치열한 경쟁으로 점철된 삭막한 분위기인데, 시애틀은 상대적으로 여유와 여가를 즐기는 성향이 있는 것이다. 이런 특징이 특유의 카페 문화로 이어졌다고 볼수 있다. 문화, 생활패턴, 취향 분위기 등 시애틀 특유의 라이프 스타일이 지금의 세계적 브랜드 스타벅스를 탄생시킨 것이다."

" 도시 문화의 획일성이 고민거리인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볼때, 다양성 확보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196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으면서 모든 도시가 하나의 발전 모델 아래 구성되었고, 그 과정에서 각각의 개성과 매력은 훼손됐다. 한국 도시가 문화와 창업으로 경쟁하는 창조도시가 되려면 도시 문화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급선무일 수 밖에 없다. 다른 도시와의 차별성이 무엇인지, 어떤 부분이 그 도시다운 특징인지를 확실히 인지해야 매력적인 도시 문화를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골목길 상권,문화가 기업 혹은 산업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두가지가 떠올랐다. 첫번째는 창업을 시도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이랄까. 기업가 정신이라고 하면 너무 나간 것 같고. 대부분 의 사람들이 국내나 해외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것은 남의 일로 여기고 도전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두번째는 체급차이가 뚜렷한 지역경제 규모다. 미국의 경우 로컬기업에 대한 로컬소비가 장려되는 문화가 있는 것 같고 한국과는 다르게 로컬 소비로만으로도 기업 유지가 가능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경주와 같은 지방 도시를 '추억의 도시'로만 담아둘 뿐, 그 곳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 영화 <경주>도, 드라마 <참 좋은 시절>도 경주를 살고 싶은 곳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왜 그럴까?"

" 1990년대 중반 홍대에서 시작된 골목길 상권이 2000년대 중반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며 현재는 연남동, 연희동, 부암동, 성수동 등 서울에만 20~30개 지역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의 골목길 상권은 말 그대로 상권에 머무르고 있다. 골목길 문화를 대표하는 홍대도 산업의 중심으로는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골목길 경제의 숙제는 창조화다."

" 여의도는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주거, 상가, 업무 지역을 한 곳에 조성한 최초의 계획도시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의도는 사람이 모이지 않는 곳이 돼버렸다. .... 대규모 자동차 전용도로로 이어진 도로망으로 인해 사람들이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거리를 조성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볼거리없고 걷고 싶지 않은 도시는 살고 싶지 않은 도시가 될 수 밖에 없다. 서울에서 외국인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은 도시 문화가 살아 있는 삼청동, 연희동, 한남동, 이태원등 강북의 도심지역이다."

" 차 없는 거리가 된 후 방문객의 발길이 끊긴 연대 정문. 정문은 구조적으로 걷고 싶은 거리가 아니다. 동문은 마치 고립된 섬처럼 산, 도로, 고가로 둘러싸여 다른 지역의 유동인구가 넘어오기 힘들다. 빌딩위주의 상가 구성 또한 골목가게의 활성화를 막는다. 반면 서문은 연남동, 홍대와 보도로 연결돼 있어 걸어서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
  [ 1 ]  

최근 댓글

최근 트랙백

알림

이 블로그는 구글에서 제공한 크롬에 최적화 되어있고, 네이버에서 제공한 나눔글꼴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태그

링크

카운터

Today :
Yesterday :
Tot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