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북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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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Wanted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하기를 보고

 어렸을때만 해도 개나 고양이를 데리고 버스를 타면 기사가 면박을 주며 탑승거부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버스 -> 지하철 -> 버스를 타고 두시간 가까이 걸리던 이모집에 강아지를 데리고 갈때가 생각난다. 쇼핑백 사이드에 숨구멍 몇개를 미리 뚫어 놓고 강아지를 넣었다. 그러면 옆에서 보일테니 쇼핑백 입구를 검정 비닐로도 덮었다. 중간중간에 답답한 나머지 강아지가 머리를 쇼핑백 위로 자꾸 내밀면 들킬까봐 어린 맘에 가만 들어가있으라고 억지로 머리를 밀어넣곤 했다.

 
 부모님께 사정사정해서 강아지 한마리를 1년 남짓 키웠다. 하지만 금새 쑥쑥 커버려 더이상 집안에서 키울 수 없었고, 어머니는 강아지를 지인에게 보내셨다. 옆 동네에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 집으로 보냈다고 해서 가봤더니 담도 높고 밖에서는 집 안쪽을 전혀 볼 수 없어 몇번을 서성이다 돌아오곤 했다.

 "굿바이 얄리" 가사처럼 강아지가 어린 나에게 큰 충격이나 깨달음을 준건 전혀 없다. 생김새도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시간날때마다 같이 뛰고 놀고, 어디든 데리고 다녔다. 그냥 얘가 좋고 쓰다듬어 주고 먹을것 생기면 같이 먹고, 그저 순수하게 애정을 쏟아붓는 대상이였다. 당연히 얘도 날 좋다고 따랐으니 돌아보면 서로 교감하며 잎이 가득한 나무처럼 감성이 풍성해진 느낌이 이런게 아닐까 싶다. 청소년이 되서도 이런 느낌이 이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다. 거실에서 이불을 깔고 잘 때면 얘는 내 다리 언저리쯤에서 잠을 잤다. 중간에 잠깐 깨 몸을 뒤척일 때나, 화장실을 다녀오기 위해 일어날 때면 깜깜함 속에서 "딸랑" 소리가 들렸다. 얘도 깨서 고개를 들고 내가 모하나 빤히 쳐다보는 것이다. 그러다 내가 다시 몸을 뉘이면 그제서야 "딸랑" 하며 자기도 머리를 바닥에 놓고 다시 잠을 청했다. 덕분에 깜깜한 밤에 깨도 무서움을 덜 느꼈다.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느낌. 그래서 찾아오는 마음의 안심. 가끔 그 장면을 떠올리면 마음이 훈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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